제723장 그 사람도 한성에 살아
“어쩌다 그렇게 된 거예요?”
민서희는 확실한 의도가 있어 보이는 상황에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처음부터 협력할 생각이 없었던 거 아니에요. 딱히 자기 입으로 거절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런 수로 오빠네 회사더러 물러나게 할 심산 아니었을까요?”
”아니야. 쌍방에서 이익이 꽤나 큰 프로젝트인 데다 더 이익을 보는 쪽도 없는 거였어.”
양호준은 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그쪽 때문에 우리도... 아무튼 너하고 임진 씨가 서로 처음 만나서 연애한 게 아니었다면 나는 그 사람이 나를 일부러 네 옆에서 떼내는 줄 알았을 거야.”
너무 황당한 상상에 농담으로 여기는 두 사람은 그저 웃어넘겼다.
그 뒤로 이야기를 나누다 양호준의 전화가 울려 받게 되었다.
“너도 여기에 있어? 잠깐만.”
그는 민서희에게 물었다.
“대학교 동창이 근처에 있는데 가져다줄 물건이 있대. 와서 잠깐 앉아 있어도 돼?”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그제야 동창에게 주소를 불러준 후 양호준은 전화를 끊었다.
“이쪽으로 오는 내 친구도 한성에 살아.”
민서희는 의외였다.
“그럼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회사 대표님이 출장을 왔대. 국영기업에서 일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꽤 잘나가는 친구야. 아마 이번 출장이 끝나면 승진할걸.”
한성을 떠올리면 별로 안 좋은 기억들이 많은 민서희는 미소를 지으며 더 묻지 않았다.
마침 임진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얘기 끝났어?”
민서희는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직이요.”
”같이 점심 먹을 거야?”
임진은 그닥 반갑지 않은 말투였다.
“오늘 일이 일찍 끝나가는 데 서희가 해준 요리고 먹고 싶네. 데리러 갔다가 같이 집으로 돌아갈까? 응?”
그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끝음을 길게 냈다.
결국 당해낼 수 없는 민서희는 귀가 얇아져 작은 소리로 답했다.
“물어보게 기다려요.”
”그냥 그렇게 해. 주소가 어디야? 일단 데리러 갈게. 양호준 씨만 괜찮다면 같이 점심 먹어도 되고.”
전화 너머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고 주소를 알려준 민서희는 난처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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