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1장 철저히 체념하다

통화를 마친 그녀는 택시를 잡아 장청아가 사는 동네로 향했다. 마음속으로 은근히 그 답을 부정해 줄 사람이 한 명 필요했다. 문 앞에 도착한 그녀는 곧바로 떨리는 손으로 초인종을 눌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청아는 잠이 덜 깬 눈으로 문을 열었다. “이 이른 아침에 누가 남의 꿈을 방해하는 거야?” 눈을 똑바로 뜨고 민서희를 확인한 그녀는 멈칫했다. “서희야?”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나타난 민서희를 보며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민서희는 그녀의 팔을 꽉 잡았다. 장청아는 깜짝 놀랐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자신의 숨소리를 애써 억누르고 있는 민서희는 죽을 듯이 이를 악물고 나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청아야, 나한테 솔직히 말해줘... 임진 오빠가 도대체 누구야!” 장청아의 표정이 바뀌자 민서희는 퉁퉁 부은 눈으로 애걸하고 있었다. “임진 오빠를 처음 보고 나서 진동연 씨하고 갈등이 있었었잖아. 왜 그랬던 거야? 임진 오빠가... 바로 박지환 씨인 거야?” 목이 메는 장청아는 눈을 끔뻑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무릎을 꿇은 민서희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웅크리며 쪼그려 앉았다. “청아야, 제발... 제발 솔직하게 말해줘! 제발 부탁할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장청아는 마음이 쓰라렸다. “너한테 그닥 반갑지 않은 진실이라도 끝까지 파헤칠 거야?” 그녀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진 민서희의 얼굴에 눈물이 맺혔다. 장청아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임진 씨가 바로 박지환 씨야.” 장청아가 직접 하는 답을 들은 민서희는 마침내 체념했고 죽은 재처럼 어두워진 눈빛은 넉을 잃은 채 멍하니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으로 통쾌하게 툭 찔러 들어온 칼날은 의외로 아프지 않았다. 붕괴가 극에 달하고 나면 오히려 극도의 냉정으로 변하게 되기 마련인 것이다. 장청아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서희야, 그 사람이 설령 박지환 씨라고 하더라도 널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어. 너희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함께 지내면서 지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