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9장 골치 아픈 여자아이
“피아노 선생님?”
민서희를 가리키며 입을 딱 벌리고 있던 문금령은 한참 후에야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가 노망이 드신 건가? 급하다고 사람을 막 찾으면 어떡해. 피아노 선생님은 그렇다 쳐도 어떻게 장님을 찾아!”
민서희는 무례한 아이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임향순이 입을 열었다.
“문 교수님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봐.”
믿을 수 없다는 태도가 확실한 문금령은 슬리퍼를 끌고 전화를 하러 갔더니 잠시 후 방 안에서 경악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 대체 왜!”
“눈도 안 보이잖아, 이건 선생님이 아니라 나한테 폐만 끼치는 거잖아?”
“그래! 할아버지는 마음이 너그러우셔서 남을 돕는 걸 좋아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 손녀까지 끌어들이면 어떡해!”
“나 참... 그만 끊어!”
화가 난 문금령은 문을 박차고 나와 민서희에게 소리쳤다.
“들어와, 근데 눈이 멀었다고 내가 챙겨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목이 마르면 혼자 알아서 물 찾아 마셔, 그리고 나 제대로 못 가르치면 너도 똑같이 쫓겨날 줄 알아!”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임향순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 무서운 거 모르는 아이인 건 맞는데 그래도 문 교수님 말이라면 조금은 들어요. 마음 편히 먹고 잘 가르치도록 해요.”
임향순이 떠난 후 민서희는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문금령은 야유를 떨었다.
“신발 왜 벗어? 예의가 있기는 한 거야? 발냄새가 진동하면 어쩌려고?”
민서희는 난처해졌다.
“신발이 더러워서 그래.”
“그래도 맨발로 들어오면 안 되지. 나무 바닥도 아니라 전부 타일인데 이 추운 날 그렇게 맨발로 돌아다니는 걸 할아버지가 보기라도 하면 내가 그쪽 괴롭히는 줄 알 거 아니야.”
문금령은 귀찮아하면서도 슬리퍼를 하나 가져다주었다.
“이거 신어.”
민서희는 의외의 반응에 어리둥절해 있다 신발을 신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추운 타일에 탈이 날 수 있다는 걸 자신조차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생각보다 세심한 문금령이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예의가 없고 가시가 박힌 아이는 아니라는 걸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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