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3장 문 하나를 사이에 둔 거리
문금령은 턱을 괴고 말했다.
“배달 음식은 질리도록 먹었고 음식 하는 아주머니가 오긴 했는데 너하고 비교도 안 돼. 아무튼 할아버지가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엄포만 놓지 않아도 당장 쫓아냈을 거야.”
말을 하던 문금령은 눈이 번쩍 뜨이더니 그녀에게 다가왔다.
“참! 네가 나 요리해 주면 안 돼? 월급은 마음대로 불러! 피아노 선생님보다 분명 대우가 더 좋을 거야.”
약간 설레지만 임신한 자신의 몸을 생각하고 나니 민서희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안 돼.”
“왜 안 돼? 내가 전에 나쁘게 굴어서 그래? 사과하면 되지, 막 모진 말도 안 할게. 약속해.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속 시원하게 나한테 욕해도 돼!”
“널 어떻게 욕해.”
민서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내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그래. 안정되면 고민해 볼게.”
“아...”
문금령은 끝 음을 길게 했다.
“알겠다. 그 남자 친구 때문에 그러지?”
민서희는 어리둥절했다.
“남자 친구라니?”
“시치미 떼지 마.”
문금령은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저녁에 자전거로 너 데리고 온 남자 있었잖아. 얼굴도 잘생겼던데.”
민서희는 나이도 어린 문금령이 어찌나 영리한 지 거기까지 생각할 줄은 전혀 몰랐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친구야.”
“뭘 숨겨, 둘이 같이 살지?”
민서희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금령은 손뼉을 쳤다.
“그럼 맞는 거지!”
민서희는 설명이 통하지 않으니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수업하자.”
두 사람이 피아노방에 들어간 지 30분도 되자 않았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문금령은 흥분했다.
“할아버지 돌아왔어!”
“문 교수님?”
민서희는 어안이 벙벙했다.
“교수님 요즘 여주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 않아?”
“오늘은 달라.”
문금령은 짓궂게 웃었다.
“오늘 친구가 온다고 했어.”
“친구?”
“한성에서 살다 왔다며? 그럼 알겠네. 보신그룹의 대표님, 사업을 번창하게 키운 박지환이라고 들어보지 못했어? 전에 할아버지 학생이었거든!”
그 여자아이는 감격스러워하며 자랑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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