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4장 피아노 선생님
문 교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손에 문제가 좀 생겼어. 거의 다 회복되긴 했는데 도저히 붓을 들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피아노를 배우게 된 거야.”
박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런가요.”
방 안에는 문금령이 그 피아노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왜?”
“별일 아니야.”
민서희는 애써 진정하고 억지웃음을 지었다.
“실수로 눌린 거야.”
“조심해야지.”
문금령은 몸을 일으켰다.
“조금 있다가 배우자. 나는 지환 오빠랑 인사하고 올게.”
문금령이 방을 나서자 민서희는 주먹을 쥐고 불안에 떨고 있었다.
박지환은 물을 밀고 돌어올 까봐 겁에 질린 그녀는 문에 귀를 가까이 대고 바깥의 인기척을 듣고 있었다. 박지환과 문금령은 격식을 차린 칭찬을 하고 있었다.
“여자 아기는 크면서 적어도 18번은 바뀐다더니 점점 예뻐지네.”
종래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박지환의 입에서 이러한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건 문 교수님에 대한 존경이 들어있다는 의미이다.
문금령은 마음의 꽃이 활짝 피었다.
“오빠야말로 점점 더 잘생겨지네!”
문 교수는 조롱했다.
“박지환을 보니까 그나마 얌전하네.”
“할아버지!”
박지환은 예의 바르게 입꼬리를 올리고 차를 마시며 말했다.
“전에 미술학원 선생님들도 칭찬할 정도로 그림 솜씨가 뛰어나지 않았었나, 왜 몇 년 사이에 피아노로 전향한 거야?”
문금령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
“피아노보다 재미도 없고 그림 그리는 게 엄청 힘들어!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다들 부드럽고 인내심도 많아서 화를 잘 안 낸 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인내심이 많아서 화를 안 낸다고?”
웃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지만 박지환은 눈빛이 멍해진 채 머릿속에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곧이어 마치 가시가 박힌 것마냥 가슴이 답답하고 메여왔다. 혼자서는 제거가 불가능한 가시이지만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고 찌르면 찌를수록 더 고통스러워 아픈 여운이 남겨져 있는 느낌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문 교수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금령이 지금 피아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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