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5장 기회를 한 번 더 주지
“어렸을 때 막걸리를 담그던 곳이 어디야?”
민서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었고 그 남자의 윤곽을 바라보더니 얼굴을 돌렸다.
“어차피 가지도 못하게 할 거면서 그게 중요해요?”
민서희와 양호준의 어린 시절 친밀한 관계가 박지환은 불쾌했다. 민서희가 양호준과 친분을 쌓으면 쌓을수록 민서희가 멀어지고 있는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들 사이에 그가 모르는 비밀이 존재한다.
“중요하지 않아. 근데 너한테 뭘 남겼는지 알아야겠어.”
“두려워요?”
민서희는 썩소를 지으며 박지환을 쳐다보았다.
“호준 오빠가 숨긴 물건으로 인해 당신을 멀리할까 봐?”
박지환은 잠자코 그녀를 주시했다.
민서희는 차분하게 그의 손을 밀쳐냈다.
“그 걱정이라면 넣어둬요. 정말 당신을 떨쳐낼 수 있었으면 호준 오빠가 왜 이제 와서 나한테 그걸 알려주겠어요.”
그 말도 거짓은 아니었다.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었으면 지금에야 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양호준이 그럴 재주도 없다.
어쩌면 그저 연막탄을 쏘는 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환은 진동연에게 사람을 데리고 조 씨 아주머니가 사는 집을 전부 조사하라고 문자를 보냈다.
...
“뭐? 박지환이 한경을 해외에서 소환했다고!”
전화를 받은 윤서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 왜 갑자기? 한성을 방치한 지 오래됐었잖아!”
“감옥 일로 대표님이 깸새를 차린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한성을 데려와 심문할 계획인가 봐요.”
그쪽에서 말을 덧붙였다.
“한성이 돌아오면 대표님 불심검문에 견디지 못해요. 감옥의 일도 곧 밝혀질 거예요.”
“그건 안 돼!”
겨우 박지환을 무마했는데 이 일로 망칠 수 없는 윤서아는 이를 악물었다.
한성에서 황후 대접을 어떻게 받게 되었는데!
통화를 마친 윤서아는 정리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꼭대기 층 문을 두드리자 문이 열렸다.
“들어와.”
윤서아는 손을 떨며 문을 열었다. 한 점의 빛이 새지 않는 방안에는 담배 냄새만 가득했고 오른쪽에는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손끝에 진홍빛 불꽃이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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