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4장 내가 아픈 건 싫은가 보지

이민준은 긴장한 모습으로 민서희를 힐끗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문이 닫히자 민서희는 굳어진 채 문 앞에 서 있었고 박지환은 고통을 참으며 그녀를 불렀다. “민서희, 이쪽으로 와.” 민서희는 움직이지 않고 대뜸 물었다. “다친 상처 다시 처치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박지환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나 걱정해 주는 거야?” 민서희는 썩소를 지었다. “내가 걱정하는 것 같아요?” 박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아니.” 민서희는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알고 있으니 다행이네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나가볼게요.” “이 시간에 어딜 가?” “아래층에 내려가 쉬려고요. 아니면 장 씨 아주머니 방에 가서 하룻밤 같이 지내도 되고요.” 박지환은 눈빛에 찬 기운이 감돌았다. “이리 와.” 민서희가 입을 열려 하자 박지환은 앞서 말을 이었다. “내 성격 알지,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그렇게 되면 후과가 따르게 된다. 박지환이 어떠한 후과를 가져다줄지 두려운 민서희는 눈꺼풀을 가볍게 쳐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박지환은 그녀의 몸을 부축해 품에 안았다. 민서희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박지환은 그녀의 향기를 맡고 나니 마침내 안정을 되찾았다.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박지환은 그녀의 가슴에 기대어 멍을 때리다 말을 덧붙였다. “민서희, 네가 원하는대로 내가 죽을 뻔했어.” 그 말을 들은 기분을 딱히 뭐라고 설명을 할 수가 없는 민서희는 마음속으로 반박하기 귀찮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다 스스로 선택한 결과잖아요. 분명 가기 전에 습격을 당할 거라는 걸 예상했을 거고요.” “맞아. 예상했었어.” 박지환은 못마땅한 듯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다만 네가 이렇게 모질고 무정하게 대할 줄은 몰랐어. 어쩜 관심스런 말 한마디도 해주지 않는 거야. 내가 너 때문에 다친 상처잖아.” 민서희는 어리둥절해 있다 그를 밀쳤다. “내가 윤서아예요? 관심을 원하면 윤서아한테 받을 것인지 왜 나한테 와서 얻을 수 없는 걸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녀가 떠나려 하자 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