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배신당한 박재혁
성대한 결혼식장,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초대형 LED 스크린이 갑자기 켜졌고 잔잔하고 로맨틱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이가희는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이게 재혁 오빠가 말한 깜짝선물이구나! 도대체 뭘까? 그동안 함께했던 추억들을 모은 영상일까? 아니면 오늘을 위해 준비한 감동적인 프러포즈 영상인가?’
스크린에 흐르던 음악은 곧 잦아들었고 이어서 들려온 건 왠지 부끄럽고 민망한 여자의 신음 소리였다.
이가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결혼식장에서 이런 걸 왜...’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목소리는 매우 익숙했고 그녀의 목소리와 흡사했다.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자 하객들의 눈빛이 이상했고 기자들은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아... 준표야, 너 진짜 대단해! 좀 더 빨리해 줘...”
‘준표? 곽준표?’
그 이름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이가희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그녀는 사람들이 왜 그런 눈으로 자기를 보고 있는지 깨달았다. 스크린 속 영상의 여자는 다름 아닌 이가희 본인이었다.
“안 돼! 영상 꺼요! 당장 꺼버리라고요!”
이가희는 비명을 지르며 스크린 앞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 스크린에 그녀와 곽준표와 함께 침대 위에서 얽혀 있는 모습이 그대로 재생되고 있었고 수위가 상상 이상이라 사람들이 고개를 돌릴 정도였다.
“이거 조작된 거예요! 누가 저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만든 가짜 영상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꺼요!”
심인화와 이대호도 상황을 알아차리고 급하게 달려왔지만 그들이 아무리 영상 내리라고 소리쳐봤자 소용없었다. 영상 송출을 담당한 스태프는 오직 박재혁의 지시만 따랐다.
“기가 막히네. 평소에 엄청 순진한 척하더니 사실은 이런 여자였어?”
“순진하기는 무슨! 자기 언니의 남편이랑 애까지 가졌는데 그냥 쓰레기지!”
“박 대표 불쌍하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주 대망신을 당해버렸구먼.”
...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이가희는 거의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스피커 위로 올라가 맨손으로 스크린을 두드리며 미친 듯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