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8화 신혼방의 그림자

혼례 연회에서 김서준은 안지연의 손을 꼭 잡고 정당으로 들어섰다. 옷자락마다 붉은 기운이 번졌고 높은 자리에는 안국공 부부가 앉아 흐뭇한 눈길로 둘을 맞았다. 사방의 하객 역시 안씨 집안에서 청한 귀빈과 친지들뿐이었다. 김서준은 습관처럼 하객들을 훑었다. 그러나 어디에도 안소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방금 축하 예물을 내릴 때부터 느껴지던 불길한 감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까 안소민의 반응이 어딘가 수상했어. 지금까지도 보이지 않는다니...’ 하지만 신랑이 신부 곁을 떠나 사사로이 묻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었다. 김서준은 정해진 예법을 따라 혼례를 마치고 마지막 절차인 신혼방으로 들었다. 신혼방 안은 온통 붉은 빛이었다. “부인, 혹시...” 말머리를 떼자 안지연이 손끝으로 김서준의 입술을 가볍게 막았다. “오늘은 우리 신혼 첫날밤입니다. 먼저 합방주를 들지요. 이제부터 저는 전하의 아내입니다.” 어둑한 촛불 아래에 기대가 어리는 얼굴을 바라보자 김서준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잔을 들었다. “좋소. 우선 합방주부터 마시지요.” 두 사람의 팔이 맞물렸고 술은 단숨에 목으로 흘렀다. 이윽고 김서준이 안지연을 번쩍 안아 침상에 눕혔다. 합방주에는 흥을 돋우는 약이 조금 타 있었다. 안지연의 청을 굳이 뿌리칠 뜻도 없었고, 김서준은 안소민의 일은 내일 물어도 늦지 않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아마 화가 났을 뿐이겠지...’ 달아오른 숨결 속에 김서준은 안지연의 입술을 찾았다. 긴 밤이 흘렀다. 몇 번을 오갔는지 헤아릴 수 없을 즈음, 김서준은 아득해진 의식 속에서 자신 아래의 사람이 안지연인지, 아니면 안소민인지 잠시 분간이 흐려졌다. 김서준은 새벽빛이 비집고 들 때까지 아내를 아래에 눌러 두고서야 지친 몸을 멈췄다. 숨을 고르며 품에 안은 채로 김서준이 무심코 내뱉었다. “소민아, 오늘은 유난히 뜨겁...” 곤하게 잠들던 안지연이 이름을 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무엇이라 하셨습니까? 서방님?” 그제야 김서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신부 앞에서 내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