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민설아가 천천히 몸을 돌리자, 단 세 걸음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하선우가 서 있었다. 구겨진 군복, 깊게 팬 다크서클을 봐서는 오래 잠을 못 잔 얼굴이었다.
하선우의 시선은 광기에 가까운 기쁨으로 민설아의 얼굴에 꽂혀 있었다.
“정말... 너구나.”
하선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네가 돌아왔다는 말, 처음에는 나도 안 믿었어...”
하선우는 갑자기 뛰어와 민설아의 손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동안 어디 있었어? 왜 나랑 이혼했어? 아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하선우는 한 걸음 다가서며 애원하듯 말했다.
“설아야, 아직도 나 사랑하지? 날 잊지 못해서 돌아온 거지?”
하지만 민설아의 표정은 하선우가 기대한 것과 정반대였다.
처음에는 아무 감정 없는 냉담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선명한 혐오가 가득했다.
“손 놔.”
민설아가 힘껏 손을 빼려고 하자 하선우는 더 세게 움켜쥐었다.
“설아야, 미안해. 나 정말 잘못했어. 네가 떠난 것도 이해해. 우리... 다시 잘해보자. 응?”
“하선우!”
민설아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갈랐다.
“우리는 이미 끝났어.”
“끝났다고? 누가 그래? 넌 내 아내야. 내 여자야!”
하선우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그때, 문 쪽에서 얼음처럼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
“설아 씨는 이제 네 전처일 뿐이야.”
하선우가 고개를 돌기도 전에, 한 손이 그의 손목을 매섭게 비틀어 떼어냈다.
단단한 손등에는 날카로운 군인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형?”
하선우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굳어 버렸다.
지금 눈앞에 서 있는 남자 어깨의 별은 찬란했고, 눈빛은 칼날만큼 차가웠다.
하준성, 죽었다가 다시 살아 돌아온 남자였다.
“네가 감히 네 형수를 붙잡고 흔들어?”
하준성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서릿발처럼 날카로웠다.
“형... 수... 형수?”
하선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형은 안 죽었어? 둘이... 둘이 어떻게 함께...”
“보는 그대로야.”
하준성은 민설아를 단단히 자신의 뒤로 감싸며 말했다.
“난 살아 돌아왔고 설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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