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봄눈이 막 녹기 시작한 아침, 민설아는 고향에서 온 전보 한 장을 받았다.
서둘러 적은 듯한 삐뚤어진 글씨였다.
딱 한 줄을 읽는 순간, 민설아의 심장은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부모님이 보낸 편지에는 요즘 잘 지내느냐는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에 조심스럽게 적혀 있었다.
예전의 시어머니, 하씨 형제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민설아는 얇은 종이를 쥔 손을 천천히 내렸다.
눈길은 멀리 장작을 패는 하준성에게 향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했다.
민설아의 시선을 느꼈는지, 하준성이 도끼를 내려놓고 천천히 걸어왔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이라 움직임이 둔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따뜻했다.
“설아 씨, 무슨 일 있어요?”
민설아는 말없이 전보를 건넸다.
하준성은 끝까지 읽고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보였지만 오래 눌러온 감정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는 걸 설아는 느꼈다.
“같이 돌아가요.”
민설아가 하준성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다만... 준성 씨 신분이...”
하준성은 그 말을 부드럽게 잘랐다.
“괜찮아요.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해야죠.”
민설아는 조용히 하준성의 품에 기대었다.
하준성의 신분 회복은 예상 외로 순조로웠다.
하준성이 맡았던 자살 임무는 최고 등급의 비밀이었다.
하준성이 막아낸 국경 위기 때문에 그의 기록은 전부 보관되어 있었고 대외적으로만 전사 처리되었을 뿐이었다.
이미 전사한 군인이 다시 군부대에 나타난 날, 고위층 전체가 뒤집어졌다.
며칠 뒤 열린 복직과 승진식에서 하준성은 새 군복을 입고 햇빛 아래 우뚝 섰다.
군인 견장 위의 별이 반짝였고 하준성의 자세는 소나무처럼 곧았다.
관람석의 민설아는 그 모습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났다.
행사가 끝나자 새 군복을 입은 하준성이 다가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민설아는 웃으며 하준성의 허리를 가볍게 껴안았다.
“그냥...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난 게 신기해서요. 안 그랬으면 그 깊은 산속에서 어떻게 만나겠어요?”
민설아가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근데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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