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화
허재윤은 전화를 통해서도 느껴지는 그의 말투에 머리칼이 쭈뼛 설 정도로 겁을 먹었으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이마에는 식은땀까지 흘러내렸다.
“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제가 선을 넘었습니다!”
허재윤이 소이현을 얕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소이현은 강도훈의 사람이었고 강도훈이 그녀를 아무리 싫어한다 해도, 어찌 됐든 그의 사람이었다.
허재윤은 일개 비서일 뿐이라 어떤 말을 얹을 자격도, 강도훈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도 없었다. 그건 강도훈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고태훈조차도 이런 선은 넘지 않는데, 비서인 그가 그래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었다.
허재윤은 생각할수록 후회가 밀려왔다. 순간적인 감정에 휘말려 말실수를 한 그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다시는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겠습니다!”
강도훈은 차가운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찻집 안에는 매우 짙은 찻향이 감돌았다. 그는 이 향기를 좋아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기 때문이었다.
강도훈은 평소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 많은 사람이었다. 28년을 살아온 그는 기뻤던 적은 드물었고 아주 오래전 이미 행복을 좇는 일 따위는 포기했으며 그저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소이현이 그의 평온함을 깨뜨려 버렸다.
예전의 강도훈은 소이현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무슨 일을 겪든, 무엇을 하든 그의 감정을 동요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이현의 냉담한 표정 하나, 모진 말 한마디가 그를 이토록 통제 불능 상태로 몰아넣고 있으니, 강도훈은 이 상황이 아주 혐오스러웠다.
‘내가 언제 소이현에게 이토록 큰 권력을 줬지? 내가 고작 소이현 따위에게 휘둘리다니!’
강도훈은 심장 부근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으며 좋지 않은 감정이 조금은 씻겨 내려가는 듯했으나 여전히 괴로웠다.
다행히 이성은 되찾은 상태였다.
강도훈은 잠시 조용히 머물다가 하연서에게 전화를 걸어 아주 차분한 말투로 나와서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
3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