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소이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요.”
점심 식사가 끝나자 권승준이 그녀에게 심부름 하나를 맡겼다.
해외 유명 브랜드 매장에 가서 예약해 둔 유리컵을 받아 그의 집으로 가져다 달라는 것이었다. 현관 비밀번호는 따로 카톡으로 알려주겠다고 했다.
식사 자리에서 세 사람은 서로 카톡을 교환했다.
물론 여진성이 주선한 일이었고 소이현은 감히 권승준에게 먼저 카톡을 달라고 할 생각조차 못 했다.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유리컵 두 개의 가격은 이천만 원에 육박했다.
점원이 발포 폼으로 꼼꼼하게 여러 겹 감싸 포장해 주었지만 소이현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쇼핑백을 받아 들었다.
뒤돌아 나가려는 순간, 눈앞에 강지유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세상 참 좁네.’
“지유야, 저 사람 네가 말하던 그 강씨 집안 개 아니야? 저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왜 개 취급을 하는 거야?”
강지유의 친구 신초연이 그녀의 귀에 대고 살짝 속삭였다. 신초연도 그날 병원에 함께 있었다.
강지유는 소이현이 자신을 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얼굴만 반반하지 별거 없거든.”
소이현은 그 말을 똑똑히 들었으나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은 채 강지유 일행을 스치듯 지나 매장을 나섰다.
‘오빠한테 혼난 거 아니었어? 이제는 아예 나를 공기 취급하네? 저게 주제도 모르고 왜 점점 더 건방져지는 거지? 오빠 눈에 들고 싶으면 내 마음부터 얻어야지! 멍청한 년. 아부는커녕 아예 무시해? 아니면, 평소와 달리 행동하면 오빠가 봐줄 거로 생각하는 건가? 병신, 절대 그럴 일은 없어!’
옆에 서 있던 신초연은 오히려 강지유를 무시하는 소이현의 태도가 묘하게 개성 있어 보였다.
“저 여자 대체 누구야?”
강도훈은 결혼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강지유 역시 소이현을 좋아하지 않아 친구들에게 그녀의 존재를 일절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근본적으로 강지유는 소이현을 가족으로 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소이현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귀찮았다.
반면 그녀 친구들 사이에 하연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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