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소이현은 원래 자신의 지도 교수였던 곽윤범과 함께 논문 방향을 확정하고 집필하려 했지만 곽윤범 교수가 당장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이현 자신의 판단으로는 새로운 연구 방향에 큰 문제가 없어 이미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휴대전화 알림이 끊임없이 울려 어쩔 수 없이 확인해 보니 강지유가 미친 듯이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지금 당장 공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음성으로 보내. 열 번 연속으로. 당장 내 기분 풀어줘!]
강지유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즐기는 타입이었다.
가스라이팅에 능숙했고 만약 정말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해지며 점점 더 괴롭히는 스타일이었다.
위로 올라가 대화 기록을 살펴보던 소이현은 강지유가 말한 ‘선물’을 발견했다.
배경은 소이현이 3년간 살았던,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었다. 영상 속 인물도 낯설지 않았다.
어젯밤의 경험 때문인지 강도훈의 냉정함을 다시 한번 겪은 소이현은 이제 그의 모든 행동에 거의 무감각해져 있었고 마음도 강해진 듯했다.
그에 대한 상처를 거의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상처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아물고 있었다.
앞으로 강도훈을 마주할 때 여전히 마음은 흔들리겠지만 이제 그 감정은 고통과 억울함만이 아니라 분노나 혐오 같은 정상적인 감정도 섞여 있을 것 같았다.
전자는 아직 사랑의 잔해가 남아있기 때문이었고 후자는 강도훈을 이제는 그저 일반 사람으로만 바라보며 더 이상 어떤 필터도 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 영상을 본 소이현의 마음에도 큰 파동이 일지 않았다.
담담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내려놓던 소이현은 갑자기 자신이 강지유를 차단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휴대전화를 살펴보니 해커의 소행이었고 상대는 경험이 부족했는지 흔적을 남겨놓았다.
소이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코드 한 줄을 입력했다.
들어가자마자 휴대전화 화면이 검게 변하며 이어서 녹색 문자열이 끊임없이 깜빡였다.
소이현을 비난하며 쾌감에 빠져있던 강지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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