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강지유는 화가 나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럴 리가 있겠어? 소이현은 요리밖에 못하는 가정부일 뿐이야. 한 달에 이백만 원씩 받으며 고용주에게 고마워하는 싸구려 가정부일 뿐이라고!”
강지유의 말에도 신초연은 소이현이 일개 가정부일 리 없다고 짐작했다.
“그러면 너랑 원수를 진 사람이 누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봐. 누가 감히 네 휴대전화를 해킹할 수 있을지.”
신초연의 말에 강지유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왜 그래?”
강지유가 차갑게 말했다.
“원수가 너무 많아서 고르지도 못하겠다.”
그녀의 성격상 조그마한 화도 참지 못해 원수로 삼은 사람은 이미 세 자릿수는 훌쩍 넘었다.
하지만 강지유의 신분이 워낙 비할 데 없이 높다 보니 화가 난다고 해도 감히 직접 나서서 복수할 사람은 없었다.
대신 수많은 이들이 뒤에서 매일 그녀가 하루빨리 몰락하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강지유는 그런 시선쯤은 개의치 않았고 눈길 하나 주는 것조차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원수가 누구인지조차 특정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휴대전화 속 정보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언젠가 반드시 유출될 것이 분명했다.
지금은 비록 강지유의 상황이 불리하긴 해도 단서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배후가 누구인지 곧 밝혀낼 수 있을 터였다.
강지유는 이를 악물고 속으로 다짐했다.
‘누군지 찾아내기만 해봐. 절대 가만 안 둬!'
이번 일로 크게 당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겁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강지유는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는 신초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넌 사람 보는 눈이 왜 그렇게 없어? 소이현이 해커일 거로 생각한 이유가 뭐야? 걔한테 그런 기질이 보이기나 해? 아까 네 말은 진짜 이번 해 들어 제일 웃긴 말이야.”
신초연은 강지유의 시선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비록 절친일지라도 결코 넘어서서는 안 될 선이 있었고 그 선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이었다.
“미안, 내가 잘못 생각했어. 벌로 석 잔 마실게.”
강지유는 신초연이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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