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하연서는 메뉴판을 내려놓은 채 무심하게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소이현도 카이스트 출신인 것 같던데. 컴퓨터학과를 전공했대.”
이것은 심진희가 알려준 사실이었다. 하지만 소이현은 대학에서 평범했고 명예 졸업생 명단에도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서태경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소이현이 카이스트 출신이라고?”
원만한 수능 점수로는 불가능한 그 대학교에 소이현이 들어갔다니 너무 의외였다.
게다가 컴퓨터학과는 쉽게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인재를 채용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서태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도훈을 향해 물었다.
“넌 알고 있었어?”
강도훈은 소이현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없었고 강민호가 한두 번 언급한 걸 들었을 뿐이었다.
“대략.”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맞는 것 같았다. 서태경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몇 년 동안 손 놨던 전공을 갑자기 다시 파고든다고? 목적이 너무 뻔하잖아.”
하연서의 표정도 미세하게 굳어졌다.
심진희의 말로는 소이현이 이혼한다고 했는데 결국 행동은 말과 달랐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역시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강도훈은 하연서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하연서는 고개를 저으며 짧게 대답했다.
“일 때문이야.”
서태경은 하연서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고난도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기에 소이현이 더욱 우습게 느껴졌고 이런 연극을 하는 그녀가 역겹기까지 했다.
“잠깐 책 몇 권 더 본다고 뭐가 달라져? 진짜 문제가 생기면 경험 없고 실력 없는 게 금방 들통날 텐데.”
강도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소이현 얘기 그만해.”
서태경은 하연서를 힐끗 보다가 다시 강도훈을 보며 상황을 눈치채고는 이내 화제를 돌렸다.
“좋아. 밥맛 떨어지니까 그만하자.”
식사 도중, 강지유가 강도훈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오빠,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소이현이 오빠도 차단했어?]
강도훈은 지난주 주말 본가에 갔을 때 카톡으로 그녀와 연락한 적이 있었다.
[아니.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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