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전화를 끊은 뒤, 시계를 보니 열한 시가 넘어 있었다.
곧 점심시간이었고 중요한 업무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다.
소이현은 따로 휴가 신청 없이 임하윤에게만 일을 봐달라고 부탁하고 차를 몰아 국제금융센터 빌딩으로 향했다.
소이현이 막 자리를 비운 그때, 여진성이 다가와 업무 지시를 내렸다.
재무부 부장에게 통지하고 지정된 재무 보고서를 출력해 대표이사실로 가져가라는 내용이었다.
“여 비서님, 이현이가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에 갔어요. 제가 하겠습니다.”
“아니요. 이건 소이현 씨가 해야 할 일이에요.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요.”
“화장실 간 지 얼마 안 돼서 좀 걸릴 거예요. 대표님 일인데 지체되면 안 되잖아요. 제가 할게요.”
여진성은 임하윤을 흘끗 보더니 금세 상황을 간파했다는 듯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소이현 씨는 어디 간 거죠?”
임하윤 속으로는 투덜거렸다.
‘이현 씨, 이건 내가 배신한 게 아니에요. 이현 씨가 운이 없는 거고 여 비서님이 너무 따져 물어서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사실 지금 이현 씨는 회사에 없어요. 그래도 평소에 일도 정말 성실하게 잘하고 1년 동안 지각 한 번, 조퇴 한번 없었고 특별한 상황엔 꼭 휴가 처리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여 비서님, 오늘은 못 본 척 넘어가면 안 될까요?”
여진성은 여전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회사 관리가 엄격하다는 건 잘 아시잖아요.”
임하윤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여진성 앞으로 밀어놓으며 눈을 반짝였다.
“여 비서님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비서실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었다. 여진성은 미소를 유지한 채 조용히 말했다.
“회사 관리 규정에 따르면 뇌물은 금지된 걸로 아는데요.”
“고작 아메리카노 한 잔이에요. 그걸 뇌물이라고 하긴 좀 그렇잖아요. 이 정도는 좀 봐주시죠?”
“그래요. 그러면 소이현 씨가 어디 갔는지만 말해요. 커피 한 잔 정도라면 받아줄 수는 있어요.”
“그건 저도 정말 몰라요.”
“확실해요?”
여진성은 여전히 환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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