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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권승준은 심각할 정도의 결벽증을 가진 사람이다. 소이현은 그의 집에 가기 전 잠시 자신의 집에 들러 새 슬리퍼를 챙겨 들고 현관 비밀번호를 누른 뒤 문을 열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넓게 트인 거실과 함께 탁 트인 창가 아래로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된 테이블은 반사될 만큼 말끔했다. 조심스럽게 시계와 정장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나가려는 찰나,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자 권승준이 아니라 전화기를 들고 있는 육성민이 눈에 들어왔다. 소이현은 놀란 기색 없이 담담하게 그를 바라봤다. 필경 육성민은 권승준의 친구이고 인천에 들른 김에 여기서 쉬어가는 건 이상할 게 없었다. 반면 매우 놀란 육성민은 다급하게 통화를 종료하고 소이현을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테이블 위의 상자를 번갈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권승준이랑 동거하기로 한 거예요?” 권승준은 분명 소이현 앞에서 아무 상상이나 하며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육성민은 이미 그걸 까맣게 잊은 지 오래였다. 어렵사리 소이현을 만났고 그것도 하필 권승준 집에 있는 것을 목격했으니 육성민의 성격상 이런 완벽한 상황에 조용히 넘어갈 리 없었다. 소이현은 황당한 그의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대표님의 비서예요.” 그녀는 담담하게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건 제 업무이고요.” 육성민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받아쳤다. “소이현 씨가 승준이 비서인 건 나도 알아요. 그런데 비서가 소이현 씨뿐만은 아니잖아요. 하필이면 왜 소이현 씨를 시킨 거죠? 나는 아무리 봐도 수상한데요?” “여 비서님이 지시한 겁니다.” “여진성의 지시가 곧 승준의 지시 아닌가요?” “여 비서님은 대표님의 전속 비서이고 업무적으로는 혼자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런 작은 일까지 대표님께 일일이 허락받을 필요가 있을까요?” 육성민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마음속 의심은 전혀 줄지 않았다. “안 그래도 소이현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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