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권승준 때문에 소이현 앞에서 망신당한 육성민은 이를 꽉 깨물었다.
“꺼져.”
권승준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알아본 대로라면 강도훈은 소이현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여자와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이현 씨는 도훈이가 프리 아파트에 살고 있지도 않은데 여기서 산책하고 있네. 도훈이가 이 아파트에 살았다면 승준이 아마 바로 이사 갔을 거야. 그러면 두 사람 별거 중인 거 아니야? 이혼도 멀지 않았을 텐데 이현 씨랑 승준이도 가능성 있는 거잖아.’
육성민이 이렇게까지 애쓰는 건 진짜로 두 사람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결혼은 바라진 않으니 연애라도 좀 시켜줬으면 하는 권승준 엄마의 부탁 때문이기도 했다.
권승준 엄마의 눈에는 아마 희망이 없는 상태인 듯했다.
권승준은 확실히 몇 년 동안 혼자였고, 누구를 깊이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머리가 너무 좋아서 연애는 시간 낭비고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연애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육성민은 뭔가 나중에 자기가 결혼하고 아빠가 돼도 권승준이 여전히 혼자 외롭게 지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친구로서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그는 재촉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하지만 너무 서둘렀다간 우정도 깨질 수 있었다.
...
결혼하고 나서 소이현은 큰 행사에 한 번도 참석한 적 없었다.
박지연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불러주겠다고 했지만 소이현은 간단한 메이크업은 인터넷 영상을 보고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아, 맞다. 너 미술 배웠었지.”
박지연은 소이현한테서 엄마가 시켜서 미술을 배웠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미술뿐만 아니라 난도가 높은 전통 수공예도 섭렵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소이현이 이렇게 우수한 건 엄마의 세심한 보살핌 덕분이었고, 쉽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도 모녀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이다.
“일에는 지장이 있어?”
소이현은 주로 이 일을 물어보려고 전화했다.
“도훈 씨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몇몇 계약서는 이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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