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여진성은 소이현이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안다는 걸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녀가 걱정되어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소이현이 당당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막 이혼했을 때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파서 강도훈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천천히 이혼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면서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게다가 이혼했다고 평생 만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앞으로도 강도훈과 함께 가정법원에 가서 이혼 절차를 밟아야 했다. 얼굴 보기조차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소이현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모두 아는 사람들이었다.
강도훈, 고태훈, 서태경을 포함한 키 크고 잘생겼으며 집안까지 좋은 세 명의 남자가 정장을 입고 걸어 들어오니 정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허재윤도 역시 정장을 입고 강도훈의 뒤를 따랐지만 소이현은 그를 쳐다볼 생각조차 없었다.
강도훈과 서태경 사이에는 화려한 옷을 입은 하연서가 서 있었다.
그녀는 온몸에 크리스털이 박힌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거기에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까지 더해져 멀리서 봐도 아주 고귀한 자태였다.
강지유가 몇십억 원을 들였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만 같았다.
‘많이 신경 썼네.’
소이현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받아들인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는 한번 훑어보기만 하고 시선을 거두었다.
여진성은 소이현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걸 알면서도 그녀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강도훈 일행을 막았다.
소이현만 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여진성도 강도훈 일행이 소이현을 향한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시선을 눈치챈 모양이다.
여진성은 그런 거만한 시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배려가 소이현이 아직 이혼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마치 인생 밑바닥까지 가서 보호와 위로가 필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사실 그녀는 충분히 잘 마주하고 충분히 잘 대처하고 있었다.
여진성의 세심한 보살핌은 필요 없지만 그의 친절한 행동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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