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육성민은 멍해졌다가 곧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배현우를 끌고 차에 탔다.
몇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며 여진성을 끌고 가면서 험악하게 소리쳤다.
“눈치 좀 챙겨.”
여진성은 어이가 없었다.
“...”
‘누가 중매쟁이인 당신만큼 빠를까? 아쉽지만 엉뚱한 사람을 연결하려고 하네.’
소이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권승준을 바라봤다.
그는 단 네글자만 말했다.
“먼저 타요.”
소이현은 권승준의 벤틀리 조수석에 탔고 운전기사는 배현우의 차를 따라 앞으로 갔다.
그러다 갑자기 권승준이 외쳤다.
“차 세워.”
차는 길가에 멈췄고 소이현은 백미러를 통해 권승준과 눈을 마주쳤다.
그는 단오하게 말했다.
“내려요.”
소이현은 바로 차에서 내려 그의 창문 옆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권승준이 창문을 내렸다.
소이현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고 사실 지금까지 그녀는 권승준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권승준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를 들었다.
“업무 중 발생한 손실은 회사에서 책임질게요.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사요.”
말을 마친 뒤 권승준은 블랙 카드를 건넸다.
“비밀번호는 111111이에요.”
옷 한 벌일 뿐인데 소이현은 권승준의 돈을 받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방금 그녀의 화를 풀어주기도 했기에 충분했다.
소이현이 거절하려던 순간 남자의 눈과 마주쳤다. 검고 깊은 눈동자에는 쉽게 감지하기 힘든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
소이현은 감히 거절할 수 없었다.
그의 길고 가느다란 손에서 블랙 카드를 건네받은 소이현은 감사 인사를 한 뒤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녀는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돌아왔다.
“권 대표님, 여기 양복 돌려드릴게요.”
권승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더러워졌어요.”
“...”
그는 결벽증이 있었고 소이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권승준이 너무 오래 기다릴까 봐 서둘러 걸었지만 곧 육성민이 저녁 모임이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당연히 자신을 기다리지 않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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