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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그는 무시하고 싶었지만 무시할 수 없었다. “많이 두려운가 봐요?” 소이현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네.” “두렵다면 다음부터는 하지 마세요.” “네. 다시는 권 대표님을 이용하지 않을게요.” 소이현은 매우 솔직하게 말했다. 권승준은 어이가 없었다. “...” 그녀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자연스러웠다. 어디에도 그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권승준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 결국 소이현은 권승준과 함께 그들의 하반기 모임 장소인 고급 비즈니스 클럽에서 카드 게임을 하게 되었다. “어쩐지 왜 소이현 씨를 따로 데려가나 했더니 옷을 사주려고 그랬던 거군요.” 육성민은 말을 마친 후 시선을 돌려 소이현에게 고정했다. “우리 권 대표, 정말 자상하지 않아요?” 권승준은 전혀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 소이현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는 이 기회를 틈타 곧바로 블랙카드를 꺼내 권승준에게 건넸다. 권승준은 카드를 받아 들고 카드 게임 테이블 옆에 있는 검은색 가죽 소파로 갔다. 차 안에 있을 때보다 지금의 권승준은 훨씬 더 여유 있어 보였다. 소이현은 예전에 권승준의 사무실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는 유난히 소파에 앉는 걸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그녀는 그가 생각보다 딱딱한 사람도 늘 긴장 속에 사는 사람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보니 그 짐작이 더욱 확실해졌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그는 사실 매우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성격이 차가울 뿐이었고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권승준의 이런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할 것이다. “형우야, 봤지? 너는 우리 권 대표가 돈을 안 냈다고 말했지만 옷 한 벌일 뿐인데 권 대표가 소이현 씨에게 돈을 아끼겠어? 그건 편견이야.” 배현우는 소이현이 분별력이 있고 선을 지킬 줄 알기 때문에 그녀가 돈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육성민에게 설명하기가 귀찮아서 점잖게 웃으며 말했다. “소이현 씨, 카드 게임 할줄 아세요?” 소이현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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