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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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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그때 현관에서 초인종 소리가 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시원 씨가 뭐 시킨 거예요?” 그런데 문을 열자 서 있는 사람은 뜻밖에도 강윤서였다. 내 얼굴에서 순식간에 표정이 사라졌다. “여기엔 왜 온 거야?” 예전의 화려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원피스도 한참 전에 내가 사준 지난 시즌 제품이었다. 얼굴도 많이 수척해졌지만 그녀는 하지만 나를 보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집 자금 문제는 이제 다 해결됐어. 그러니까... 더는 지원 안 해도 돼.” “그래서요?” 강씨 가문 쪽에 불이 나든 말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운 좋게 위기 넘겼다고 굳이 나한테 그걸 알리러 올 필요는 없을 텐데.’ 내가 무표정하게 말을 자르자 강윤서는 다급히 한발 다가섰고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현관을 막아섰다. “할 말 끝났으면 돌아가.” “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야? 그땐 내가 정말 잘못했어. 미안해. 한 번만... 나 한 번만 용서해 줄래? 다시 시작하고 싶어. 이번엔 정말 진심이야.” 가슴을 감싸 쥐며 애써 눈물을 참는 그녀는 예전의 냉정하고 도도한 모습은 사라지고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한없이 가녀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뭐 산 거 없는데요? 혹시 다른 집이랑 헷갈리신 거 아니에요?” 그때 부엌에서 윤시원이 나왔다. 손에 국자를 든 채 걸어오던 그녀는 현관 앞 상황을 보곤 멈춰 섰다. 그 모습을 본 강윤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너였구나? 역시!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게 너지? 설마 지금 둘이 사귀는 거야? 그래서 날 버린 거였어?” 강윤서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날카로워졌고 그녀는 윤시원을 향해 분노에 찬 눈빛을 내리꽂았다. “너... 너희 부모는 예의도 안 가르쳤니? 남의 연애에 끼어드는 그런 더러운 짓을 하는 건...” “그만해.” 내가 강윤서의 말을 끊자 그녀의 어깨가 움찔하며 떨렸다. “결국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돼서 날 떠난 거였구나. 이제 보니까, 이 모든 게… 다 나랑 이건우 때문이 아니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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