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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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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회의 때 허준호가 했던 말 때문인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의사들도 다 들었을 것이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냥 조금 여유 있는 것뿐이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수준은 아니에요.” “와, 진짜요? 진 선생님 혹시 진짜 금수저세요?” 간호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살폈다. 나는 별말 없이 가만히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흥분한 얼굴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에 밀크티 한 잔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살면서 금수저 실물 처음 봐요. 진 선생님, 이거 제가 사드리는 거예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이것저것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시간 괜찮을 때 밥 한 끼 사줄게요.” “진짜요? 좋아요. 고맙습니다. 진 선생님!” 간호사는 환하게 웃으며 바로 대답했다. 마침 다음 날 우리 둘 다 쉬는 날이었고 그녀는 점심 약속을 잡았다. 주말이기도 해서 나는 윤시원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시간 괜찮으면 밥 먹을래요?] 그녀는 당황한 듯한 답장을 보냈다. [괜찮아요. 전에 사둔 채소가 아직 남아서... 지금 안 먹으면 상할 거 같아요.] [진 선생님,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오세요!] 그리고는 바로 메시지를 끊었다. 내가 핸드폰을 내려놓자 간호사가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지만 내가 시선을 돌리자 황급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가요. 내비 좀 찍어줘요.”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레스토랑 하나를 골랐다. “여기 분위기 진짜 좋아요. 다만... 조금 비싸서 혼자선 못 가거든요. 진 선생님이 사주신다고 하니까 이런 데도 가볼 수 있네요. 괜찮으세요? 너무 비싸면 다른 데로 가요.” 나는 그 식당 이름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곳 단골이었고 VIP 멤버십 카드도 있었다. 예전엔 자주 갔었고... 항상 강윤서와 함께였다. 그녀가 그 식당의 요리 맛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아니에요. 거기로 가요.” “와, 진 선생님 완전 멋있네.” 간호사는 신나게 손뼉을 치며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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