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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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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칭찬을 들으니 괜히 민망해졌다. 사실, 애초에 이 무료 점심 제안도 전적으로 직원들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다. 다행히 이 비서도 더는 묻지 않았고 식판을 챙겨 조용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줄을 서 있는 그녀는 꼿꼿한 자세로 주변 직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나도 조용히 그녀 뒤에 섰다. 그걸 본 이 비서의 시선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고 최유정은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내 뒤에 살며시 붙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줄이 너무 길고 배식 아주머니들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다. 이대로라면 늦게 내려온 직원들은 식사 한 끼 받는 데만 30분 넘게 걸릴 테고 고스란히 휴식 시간이 날아가게 된다. 나는 식판을 든 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냥 도시락처럼 준비해 놓고 한 사람씩 가져가게 하면 훨씬 낫지 않을까?” 그러자 최유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반찬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러다 음식 낭비 심해지지 않을까요?” 이번엔 이 비서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음식 낭비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요. 하지만 도시락처럼 만들어 놓되 개인이 원하는 만큼 퍼 담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옆에 관리 인원만 세우면 질서 유지도 가능할 테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방식이네요.” 이 비서는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럼 대표님도 동의하신 거니까, 다음 주부터 시행하죠.” “진짜요? 이렇게 바로요?” 최유정은 눈이 동그래진 채 나와 이 비서를 번갈아 바라봤다. ‘보통은 한 가지 정책 바꾸려면 기안 올리고 상신하고 결재받고 회람 돌리고... 한 달은 걸리잖아?’ “우리 회사는 지금 대표님이 직접 책임지고 계시잖아요. 대표님이 원하시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죠.” 이 비서의 말에 나는 코끝을 만지며 멋쩍게 웃었다. ‘말 한마디에 이렇게 일이 진행될 줄은 몰랐네...’ 열몇 분을 줄 선 끝에, 겨우 식사를 받을 수 있었다. 식판엔 다양한 반찬이 꽉 찼고 고개를 들어 자리를 찾으니 빈자리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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