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그 사람들이 내일 다시 출근만 하면 그건 퇴사가 아니라 휴가예요.”
여의사는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그때 되면 당신이 월급 제대로 줄지 안 줄지 우리가 지켜볼 거예요. 줄 생각 없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할 권리가 있어요.”
강윤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네까짓 게 뭔데 감히 나한테 이런 식으로 말해?”
“난 이 병원 직원이지 네 노예 아니거든? 계약서에 손도장 찍었다고 널 섬기란 법 없어.”
여의사가 당당하게 맞서자 그 기세에 강윤서도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걸 보니 나도 한시름 놓였다.
“내일 의사들이 돌아오면 약 처방도 정상적으로 가능할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진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가지 마!”
강윤서가 날 급히 불러 세웠지만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강윤서는 다급히 내 팔목을 붙잡았다.
“왜 자꾸 날 피해? 내가 뭐 널 잡아먹는 귀신이야?”
“무슨 일인데?”
나는 냉랭한 눈빛으로 강윤서를 흘겨보았다.
병원을 인수하는 이 거래 자체도 마음에 안 들었고 그걸 밀어붙이는 강윤서의 태도도 딱 질색이었다.
“저번에도 그렇게 날 내쫓더니 이번에도 정신 못 차린 거야?”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면서 결혼식 날 벌어진 일은 점점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강윤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현실을 부정하고 이제는 자기 잘못조차 부정하고 있었다.
“나랑 같이 있는 게 뭐가 그렇게 싫어? 이젠 우리 강씨 가문도 너희 집 투자가 필요 없게 됐어. 우리 강씨 가문은 병원을 대대적으로 인수하고 새로운 법인도 세울 수 있어. 네가 나랑 결혼만 하면 강씨 가문의 모든 게 전부 다 네 손에 들어갈 거야. 조금도 솔깃하지 않아?”
강윤서는 애타게 날 바라봤다.
소문에 따르면 강씨 가문은 진짜 해외에서 투자금을 끌어온 모양이었고 그 덕에 간신히 파산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윤서는 중요한 한 가지를 착각했다.
내가 지금까지 강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은 건 정이 남아서가 아니라 아직 내 손에 회사의 실권이 없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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