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유상원 말투 하나하나가 내가 새파랗게 젊은 대표란 이유 하나만으로 본인 같은 오래된 직원 못살게 군다는 식이었는데 이건 임서현이 했던 말이랑 완전히 똑같은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헛웃음이 나왔다. “그건 핑계가 안 되죠. 그때 수많은 직원이 다 지켜보고 있었는데 지금 와서 괜찮다는 말 한마디로 덮고 넘어가겠다는 말인가요?” 유상원은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대체 뭘 봤다는 거죠? 혹시 그 여자가 자기 잘못 덮기 위해 일부러 날 모함하려고 그런 쇼를 한 거라면요? 그럼 전 제 결백을 어떻게 증명하죠? 저는 이미 결혼한 몸입니다. 진 대표님이 이렇게 저를 모함한 걸 우리 집사람이 알게 되면 저는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겠습니까? 지금 당장 진 대표님 아버님께 전화해서 여쭤보겠습니다. 대체 언제부터 날 내칠 계획이었는지 말입니다. 이런 조작질까지 해가며 날 몰아내려는 게 맞는지 따질 겁니다.” 유상원은 휴대폰을 꺼내 한바탕 하소연하며 눈물 연기를 펼쳤다. “굳이 우리 아버지까지 끌어들일 필요 없습니다.” 나는 유상원의 말을 딱 끊었다. 솔직히 말해 당시 둘 사이의 관계에 관한 증거가 없었다. 임서현도 잔머리가 많아 자기랑 유상원 사이의 관계에 관해 입을 딱 닫고 있었다. 오늘 부른 것도 사실 반쯤은 떠보려는 의도였는데 유상원은 교활한 여우인지라 아예 미끼를 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날 일이 꽤 크게 번졌잖아요. 저도 그냥 형식상 물어보는 거죠. 정말 의심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나는 슬쩍 웃으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보아하니 유 이사님 부부 사이는 꽤 괜찮으신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사모님도 같이 모셔서 식사 한번 하죠. 이건 제가 유 이사님을 오해했던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준비한 제비집 요리입니다.” 이 비서가 상자 하나를 책상 위에 올려놓자 유상원은 억지로 반가워했다. “이거 꽤 비싼 거잖아요? 진 대표님이 돈 많이 썼겠네요.” “유 이사님은 회사의 중요한 임원인데 제가 왜 모함하려 하겠어요? 이게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