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강민숙의 얼굴은 한층 더 굳어졌고 내가 다른 이야기를 꺼낼까 두려운 듯, 옆에 있던 여자를 데리고 다른 쪽으로 사라졌다.
그러다 서아현이 다정하게 그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나는 그 사람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때, 입구 쪽에서 또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니 서아현의 오빠가 들어오고 있었고 그의 옆에는 전민지가 서 있었다.
“저 사람, 과학계에서 이름난 천재잖아? 세상에, 서씨 가문 남매는 진짜 대단한가 봐. 한 명은 연예계를 휩쓸고 한 명은 그 어린 나이에 연구 분야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잖아.”
“옆에 있는 여자는 여친인가? 아... 대체 좋은 남자들은 왜 다 임자가 있는 거야?”
“서아현은 참 좋겠다. 훌륭한 오빠에 자기만 바라봐주는 남친까지 있잖아. 하느님도 참 불공평하시지.”
“...”
나는 허영과 이익으로 뒤엉킨 이 공간을 바라보며 점점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
전민지는 내 쪽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결국 나를 제물로 바치고서야 서기훈 옆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속으로는 불안한 모양이었다.
잔을 부딪치는 소리, 가식적인 웃음과 인사 소리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점점 옥죄어 오는 것 같았다.
솔직히 이런 곳과 멀어지는 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윽고 내가 고하준에게 물었다.
“심 대표님은 어디 계셔? 외투 돌려드리고 나는 그냥 가려고.”
고하준은 순간 놀란듯했다.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가겠다고?”
“나 여기 그분 옷 돌려드리려고 온 거야.”
내가 이렇게 설명하자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심씨 가문 어르신이 여는 행사니까 아마 많이 바쁠 거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우선 라운지에서 뭐라도 먹고 있어. 내가 찾아볼게.”
“응.”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라운지로 향했다.
이곳에서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고하준과 송미경 둘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초대장을 받았던 송미경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나는 혼자 라운지에 앉아 심심하게 시간을 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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