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차서정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아현 씨, 손목 건초염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 분한테 굳이 피아노 연주시킬 만큼 저 융통성 없지는 않습니다.”
“걱정 마세요. 절대 무리하는 거 아니니까요.”
얼굴에 아예 비위를 맞춰주겠다는 글씨를 써 붙인 듯, 서아현은 환히 웃으며 말했다.
“건초염이 있었던 건 맞지만 지금은 다 나았어요. 피아노 연주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차서정은 세월의 풍파를 다 겪어온 사람답게 한 번 쓱 훑어보기만 해도 사람 속을 다 꿰뚫어 볼 줄 알았다.
하여 내 손을 가만히 끌어당겨 옆에 세우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이미 더 적합한 연주자를 골랐습니다. 그러니 서아현 씨가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서아현은 자신이 먼저 연주를 제안하면 차성정이 영광이라 생각하며 분명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정중하게도 분명하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 순간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져 눈빛에 억울한 기색을 좀처럼 감추지 못했다.
고수혁은 그런 서아현이 안쓰러웠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건초염이면 더더욱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야지.”
이렇게 말한 뒤, 차서정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저녁에 일이 있어서요. 저희는 이만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차서정도 그들을 붙잡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떠난 후에야 그녀는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
“고 대표란 사람, 정말 눈치가 없네. 내가 너무 아부한다고 한마디 했더니 바로 언짢은 눈치를 보여? 저런 식으로 감정 하나 못 다스리면서 무슨 수로 고성 그룹을 키우겠다는 건지.”
고하준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할머니가 저 사람이 애지중지하는 사람을 건드려서 그래요. 평소 같으면 아무리 불쾌해도 내색 안 하는 사람이거든요.”
나는 고하준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수혁이 오늘 먼저 찾아온 건 분명 두 집안 사이의 관계를 다져보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차서정이 서아현에게 차가운 말들을 쏟아내자 그는 연회조차 마무리하지 않은 채 그녀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이건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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