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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고수혁과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윤씨 가문이었다. “네. 알겠어요.” 부모님과 통화를 끝내고 나니 난 이미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걸어 나오는데 집 문 앞에 서 있는 고수혁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가만히 멈춰 서서 지쳐 보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 고수혁 역시 나만큼 피곤했을 것이다. 내가 불륜녀로 욕을 먹는 동안 그 역시 다른 여자와 바람난 남자로 낙인찍혔으니까. 게다가 오늘 고성 그룹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문 열어.” 나는 고수혁이 이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러 온 거라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이 스캔들의 당사자는 우리 둘이니까. 그래서 지문을 찍어 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방 안에 불을 켜는 순간 그는 갑자기 내 허리를 감싸안더니 그대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아무 예고도 없이 내 입에 거칠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내 박하 향에 위스키 냄새가 섞인 향이 내 입안에 퍼지자 난 충격으로 인해 두 눈을 부릅떴다. ‘얘가 미친 건가?’ 그는 3년 전 불교를 믿은 뒤로 나에게 늘 무심했고 부부관계 역시 늘 내가 먼저 다가갔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왜 돌변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놔!” 난 거세게 저항하며 하이힐로 고수혁의 정강이까지 찼지만 그는 무릎으로 내 다리를 단단히 막아 움직일 틈도 주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그제야 고수혁은 키스를 멈췄다. 이내 나는 손을 쭉 뻗어 고수혁의 뺨을 있는 힘껏 때렸다. 그의 고개가 옆으로 꺾이더니 내가 물어뜯은 입가에는 피가 흘렀다. 하지만 고수혁은 피를 닦지도 않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고수혁, 발정이 난 거면 서아현 씨한테 가. 나는 네 욕구를 풀어주는 도구가 아니니까 그냥 꺼져.” 그는 여전히 내 어깨를 눌러 벽에 몰아붙인 채 따지듯 물었다. “이 뉴스가 터지기 전까진 몰랐어. 내 아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산했다는 거. 애 아빠는 누군데? 하준이야?” 난 그제야 오늘 그가 이상한 행동을 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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