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나와 송미경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고수혁은 어느새 문을 밀고 들어왔다.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난 탓에 우리는 대책을 상의할 시간조차 없었다.
송미경을 본 고수혁은 많이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변호사를 본 순간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의심의 빛이 스쳤다.
송미경은 고수혁이 뭔가 눈치라도 챌까 봐 서둘러 얼버무리며 말했다.
“이분은 세영이 옛 직장동료예요. 세영이가 아프다는 걸 알고 병문안 찾아온 거예요. 입이 무거운 편이라 두 분이 결혼한 거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않을 거예요.”
“고 대표님, 안녕하세요.”
침착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 지연희는 변호사인 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도도하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송미경에게로 시선을 돌린 고수혁은 담담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뉘앙스로 한마디 했다.
“내 딸 앞으로 크리스 유치원에 보낼 거니까 잘 부탁드려요.”
한마디 한 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멍해진 송미경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고수혁 씨,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설마 딸 부탁하려고 그런 거예요?”
고수혁이 한마디 되물었다.
“그게 아니면요? 명심해요. 내 딸에게 절대 함부로 하지 마요. 안 그러면 화가 송씨 가문에게로 갈 테니까.”
고수혁은 송미경이 오늘 이곳에 나 보러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나와 송미경이 워낙 친한 사인 걸 알았기에 고수혁은 송미경이 사적인 감정으로 다미를 괴롭힐까 봐 걱정이 된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송미경은 말문이 막혔다.
송미경에게 한마디 경고한 뒤 자리를 뜨려던 고수혁은 문 앞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 나를 바라보며 안부를 묻듯 덤덤하게 한마디 물었다.
“괜찮아? 의사가 뭐래?”
의사 사무실이 바로 내 병실 옆이었지만 고수혁은 확인조차 하러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 다미를 위해 송미경에게 부탁하러 이곳까지 찾아왔다.
고작 자기 딸 괴롭히지 말라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나 또한 이미 이혼하기로 결심했지만 워낙 어릴 적부터 좋아해 온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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