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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퇴근 후, 난 엄마를 보러 병원에 갔지만 병실에는 뜻밖에도 서철호가 와 있었다. 그는 엄마 침대 곁에 앉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손으로 엄마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이상한 모습에 난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조용히 다가가 문을 열며 인사를 건넸다. “교수님.” 내 목소리에 그는 흠칫 놀라며 서둘러 손을 뗐다. “아, 어떻게 왔어?” 나는 서철호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뭔가 이상한데?’ 서철호의 얼굴에 스친 긴장감,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는 놓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서둘러 변명하듯 말했다. “난 그냥 상태가 어떤지 보러 왔어.” 이 말만으론 오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서철호는 곧바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아, 그게 이 장비의 몇 안 되는 실험 대상이잖아. 지금 장비는 아직 심사 단계라 추가 증거를 제출해야 해. 장비의 효율성을 입증하려면 네 어머니의 경과가 중요하지.” 그는 길게 설명을 늘어뜨렸지만 나는 반신반의했다. 그때 서철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세영아, 부탁 하나만 해도 되니? 너랑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 “말씀하세요.” 나는 이미 대충 어떤 얘기일지 감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내 예상대로 이런 말을 내뱉었다. “아현이한테 기회를 한 번만 줄 수 없겠니? 요즘 아현이 오빠 일 때문에 일이 계속 꼬여서 이번 여자주인공 자리는 아현이한테 너무 중요해.”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고 결국 서철호도 서씨 가문 사람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딸이 내 가정을 깨뜨리고 온갖 일을 꾸며 나를 곤란하게 만든 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입에 올리는 건 오로지 가족의 체면이자 자기 체면이었다. ‘대체 체면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거지?’ 곧,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그 부탁은 못 들어드릴 것 같네요. 저는 교수님 딸을 겨냥하지 않았어요. 저는 저한테 직접적인 상처를 준 사람만 상대합니다.” “그래. 그래도 괜찮아. 세영아, 너무 화내지 마.” 서철호는 이상하게 나를 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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