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나는 고수혁의 눈을 휙 피하고는 대칭 핑계를 둘러댔다.
“내가 목걸이를 버리라고 했어. 어차피 그 목걸이는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차라리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았어.”
내 말이 끝나자 고수혁의 잘생긴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고수혁은 허리를 펴더니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
“정말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네.”
고수혁은 그 말과 함께 문밖을 향해 외쳤다.
“영자 아주머니, 별장에 거액의 주얼리를 훔친 도둑이 들었다고 경찰에 신고해요! 용의자는 송씨 가문 아가씨라는 말도 전하세요.”
“안돼!”
나는 반사적으로 고수혁의 손을 붙잡고 애걸복걸했다.
“수혁아, 제발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 줘. 정말 미경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이야. 미경이는 목걸이를 훔치지 않았어!”
고수혁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안색은 어느새 더욱 싸늘해졌다.
“그럼 솔직하게 말해. 그 목걸이 지금 어디에 있어? 정 대답하기 힘들면 송미경이 왜 안방으로 들어간 건지 설명해. 둘 중 하나라도 대답하면, 네가 뭐라고 하든 다 믿어줄 테니까 당장 말해.”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되어버렸다. 다른 핑계가 더 떠오르지 않았던 나는 무턱대고 언성을 높였다.
“내가 말했잖아! 미경한테 목걸이를 버리라고 했어. 나는 분명 말했는데 네가 믿지 않은 거잖아.”
“그럼, 어디에 버렸는데? 내가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찾아내라고 할게.”
고수혁은 경찰이 범인을 심문하듯, 내가 벗어나지도 못하도록 계속 밀어붙였다. 하지만 사실을 말한다면 그 결과가 더 처참해질 것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고수혁은 이미 나와 송미경이 뭔가를 숨기는 게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통제 욕구가 강했던 그는 나를 사랑하지는 않아도 나에 대해 모두 알고 싶어 했다.
한편, 내가 계속 거짓말을 하자 고수혁은 마침내 인내심을 잃었다.
“하룻밤 동안 생각할 시간을 줄게. 불당 앞에서 곰곰이 잘 생각해 봐. 내일 날이 밝아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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