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나는 이마에서 계속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위에 통증은 이내 오장육부로 전해졌다.
그리고 목에서 비리고 짠 뭔가가 느껴지더니 피가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
바닥에 흘러내린 검붉은 액체를 본 나는 깜짝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
의사가 말한 대로 위염이 심각해져 위암으로 전이된 건 아닌지 의심되기도 했다.
“세영아, 괜찮아?”
고수혁은 재빨리 나를 안아 들고는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기사를 부를 겨를도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향했다.
한편, 차 안에서 나는 더 피를 토하지 않았고 위에서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옆에 얇은 입술을 꾹 닫은 채, 엄숙한 얼굴로 운전하는 고수혁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내 말을 믿을래? 고수혁,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속인 적 없어.”
고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차 속도가 조금 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병원에 도착한 후, 고수혁은 나를 안고 응급실로 달려갔다.
나의 각도에서는 고수혁의 날카로운 턱선만 볼 수 있었다. 고수혁이 이토록 나를 걱정하는 모습을 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았다.
한편, 나의 증상을 들은 응급실 의사는 소화기관에 출혈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윽고 서둘러 위내시경을 해야 한다면서 나를 위내시경 실로 데리고 갔다.
한 시간 후, 위내시경 결과가 나왔다.
고수혁은 어디로 간 건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나는 그가 나를 버리고 간 줄만 알았다.
그런데 얼마 후, 고수혁은 또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의 몸에서는 담배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담배를 자주 피우는 편은 아니었던 고수혁은 마음이 착잡할 때만 한 대씩 피우곤 했다. 그런데 보아하니 고수혁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검사 결과는 나왔나요?”
고수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는 위내시경 보고서를 고수혁에게 건네며 매우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환자분의 이전 진료기록을 봤는데요. 만성 위염과 위궤양을 앓고 있더군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해요. 그래서 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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