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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고수혁은 내가 객실에서 나온 걸 봤지만 따로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그는 어젯밤에 내가 안방에서 지내는 걸 거절한 탓에 화난 것 같았다. 나는 고수혁의 체면 따위 고려하지 않고 말을 막무가내로 내뱉었었다.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박인주가 집에 도착할 것이다. 고수혁이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이면 박인주도 불편해할 것이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술을 뗐다. “잠시 후에 엄마가 온대...” 고수혁은 그제야 잡지에서 시선을 떼더니 물었다. “그래서?” 나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엄마가 요즘 있었던 일을 모르게 잘 협조 좀 해 줘.” “알았어.” 고수혁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비록 친절한 말투는 아니었지만 그나마 잠시 걱정을 내려놓을 수는 있었다. 그때, 정원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휠체어에 앉은 채 서둘러 박인주를 마중하러 나가려 했다. 그러자 고수혁은 벌떡 일어나 내 뒤로 걸어오더니 휠체어 손잡이를 붙잡고 밖으로 향했다. 이 순간만큼 고수혁은 인내심과 책임감을 겸비한 좋은 남편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모든 건 연기일 뿐이었다.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샘솟는 아쉬운 감정과 상실감은 뒤로 하고 미소를 지었다. “엄마, 왔어요?” 나는 나긋한 목소리로 박인주를 불렀다. 박인주는 내가 발에 거즈를 감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걱정하며 물었다. “이렇게 심하게 다친 거였어? 나중에 후유증이 남는 게 아니야?”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수혁이 먼저 대답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정형외과 전문의한테 세영의 다리를 치료하도록 모셨어요. 그러니까 후유증이 생길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박인주는 그제야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혁아, 네가 세영이 곁에 있어서 우리가 참으로 안심이야.” 사위 사랑은 장모라더니, 박인주는 고수혁이 보면 볼수록 마음에 쏙 들었다. “어머님, 들어가서 얘기하시죠.” 그렇게 우리는 함께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나는 박인주가 손에 쇼핑백을 한가득 들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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