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내가 대신 전해주면, 나는 뭐를 얻을 수 있어?”
그는 눈빛에 담긴 애정을 숨기지도 않은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
“제발 그렇게 유치하게 굴지 말아 줄래? 제발 부탁이야? 안 될까?”
고하준은 갑자기 킥 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네가 감사의 인사도 할 겸 직접 가서 돌려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네 말대로 그분이 유명한 변호사시라면, 꽤 바쁘실 텐데. 내 감사 인사를 들을 시간 따위는 없으실 거야.”
고하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너를 배은망덕한 녀석이라고 했지. 너는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그날 나와 도영 형이 없었더라면 너는 분명히 잔뼈도 못 추리고 당했을 거야! 직접 얼굴 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하지만 나는 그분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는 데다가,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일부러 만나러 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나는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설명했다.
고하준은 나에게 윙크하며 말했다.
“오늘 밤 어르신께서 자선 파티를 여시는데, 해항시의 명사들을 모두 초대하셨대. 도영 형은 어르신의 손자라서 꼭 참석할 거야. 도영 형이 너를 구해준 은혜를 생각하면 직접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어?”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심씨 가문에서는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어. 그런 자리는 초대장 없이는 경비원이 들여보내 주지도 않아.”
그때 고하준이 초대장 한 장을 꺼내 들며 말했다.
“나도 있고, 우리 엄마도 있어! 오늘 밤 엄마는 안 가신다고 하니까, 네가 마침 엄마 그 초대장을 쓰면 돼.”
고하준은 갖은 방법으로 나를 설득했지만 정작 외투를 심도영에게 전해주는 일만은 절대 해주려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그와 함께 심씨 가문에서 여는 자선 파티에 가기로 했다. 주요 목적은 내가 거금을 들여 세탁한 그 하이엔드 외투를 주인에게 돌려주려는 것이었다.
‘그 외투는 너무 비싸서, 꼭 돌려줘야 해!’
집을 나설 때 고하준은 내가 입은 베이지색 캐시미어 코트를 보고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