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화
“그럼 지금 바로 문제 풀어 볼게요.”
임이서가 차를 주차구역에 세워 놓은 뒤 연시윤과 함께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점심 준비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임이서는 거실에서 필기시험 문제를 풀었고 연시윤은 재정 관련 서적을 읽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연정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엄철용은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
“정우 도련님은 아직 술이 덜 깼습니다.”
30분 전, 엄철용이 연정우를 침실로 끌고 갔을 때까지 연정우는 바닥에 널브러진 채 정신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임이서가 날 거절했어... 차로 치려고까지 했어... 날 좋아하지 않는 게 분명해...”
이런 연정우의 모습에 엄철용은 어젯밤 연정우가 고백한 상대는 자신이었다는 것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연정우는 한동안 멍해 있다가 갑자기 엄철용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럼 내가 키스한 건 누구예요!”
‘입술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엄철용은 복잡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 였습니다.”
깜짝 놀란 연정우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엄철용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며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내 첫 키스! 첫 키스가 사라졌어! 더러워! 더러워!”
샤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자 엄철용이 문 앞으로 가서 말했다.
“입술엔 닿지 않았습니다. 턱에만 살짝 닿았을 뿐이니 첫 키스는 아직 무사합니다.”
연정우는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이내 안쪽에서 울음과 함께 절규가 들려왔다.
“큰일 났어. 나 이제 사람 만날 면목이 없어!”
엄철용이 한숨을 쉬며 자리를 떴다.
연정우가 걱정된 임이서는 접시에 담은 오렌지를 들고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연정우, 괜찮아? 아직도 속이 안 좋으면 오렌지 좀 먹어.”
문이 열리자 연정우가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얼굴이 가려져 눈만 보였지만 임이서와는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어젯밤 내가 전화했던 거...”
낮은 목소리는 불안한 듯 떨리고 있었다.
“엄 집사가 다 말해줬어.”
“아!”
갑자기 고개를 든 연정우는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엄 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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