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

연시윤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유민숙은 두려워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임이서의 옷깃만 잡아당겼다. “이서야, 우리 집에 가자, 응?” 임이서는 유민숙의 손을 잡고 연시윤에게 얘기했다. “우리 엄마는 안전한 곳이 필요해. 그래서 시골로 돌아가서 며칠 지내다가 올 생각이야. 만약 저녁에 잠이 오지 않으면 김 원장님을 찾아가도 돼. 이미 가르쳐준 적이 있으니까...” “같이 가요.” 연시윤이 임이서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 목소리는 고집스럽고 패기 넘쳤다. 임이서가 멍해서 물었다. “뭐?” 연시윤은 임이서를 바라보지 않고 약간 화가 났다는 듯 얘기했다. “같이 가자고요. 만약 또 거절하면...” 연시윤은 잠깐 멈칫했다가 얘기했다. “안 잘 거예요.” “???” 임이서는 그게 임이서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을 뻔했다. 임이서는 연시윤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얘기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시골이라 너한테는 불편할 수도 있어.” “그건 두고 봐야죠.” 연시윤이 입꼬리를 슥 올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어두웠던 표정의 연시윤은 임이서의 동의가 떨어지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내 시간을 빼앗는다고, 내가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요. 난 그저 얼른 치료받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그냥 내가 이기적으로 이러는 거예요. 빨리 완치되어야 제대로 일할 수 있으니까.” 임이서는 연시윤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어딘가 이상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이상한지 얘기하기 어려웠다. 입술을 달싹인 임이서가 얘기했다. “그래. 그럼 나도 사양하지 않을게.” “가족끼리 당연히 사양하지 말아야죠.” 임이서는 그 말에 또 멍해졌다. 가족이라면 서로 돕고 양보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임이서는 아까까지만 해도 이 빚을 어떻게 갚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임이서는 약간 고민이 되었다. 그때 유민숙이 임이서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유민숙을 떠올린 임이서가 얘기했다. “그럼 일단 우리 엄마랑 지내면서 신뢰를 얻어봐.” 연시윤이 유민숙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유민숙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