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그제야 정신을 차린 유민숙은 서서히 진정하며 말했다.
“이서야,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제 고기를 해줄 사람이 없어. 이서야, 너무 슬퍼... 이서 할머니가 해주던 고기를 더 이상 먹을 수 없어...”
임이서는 유민숙을 안아주며 조용히 다독였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앞으로는 이서가 엄마에게 해줄게요. 무서워하지 마요. 이서가 여기 있잖아요.”
오랫동안 품에 안겨 울던 유민숙이 잠이 들자 임이서는 유민숙을 안고 침실로 간 뒤 침대 위의 비닐을 걷어내고 유민숙을 눕혔다.
몸을 돌리자 연시윤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문틀이 다소 낮아 머리가 문틀에 닿을 듯한 연시윤의 모습은 그의 큰 키와 우람한 체격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게 했다.
조용히 임이서를 바라보는 연시윤은 얇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임이서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태연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걱정하지 마요. 할머니는 돌아가신 지 꽤 됐어요. 오래전에 이미 받아들였고요.”
밖으로 나가며 말을 이었다.
“내 기억에 할머니는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셨어요. 마지막에는 거의 뼈만 남은 상태였죠. 할머니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셨는지 아직도 생생해요. 나를 위해 마지막 힘까지 써가며 버티셨거든요. 그때 불효스러운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할머니가 편히 가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할머니가 떠나실 거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더라고요. 후에 사부님을 만나고 나서야 할머니는 조금씩 나아지셨고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수 있게 되셨어요. 2년 전 임씨 가문이 나를 데리러 왔을 때 할머니와 엄마 모두 연성으로 데려가고 싶었어요. 평생 고생만 하신 분들이니 나와 함께 편히 지내셔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내게 그럴만한 힘이 없었어요. 그 사람들이 어떻게 협의했는지 모르겠지만 할머니와 엄마를 결국 양로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더라고요.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양로원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며 임씨 가문의 딸이 되어 연성에서 편히 지내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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