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그의 동작을 보자 두려움이 일었으나 동시에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를 이토록 대하는 것이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바닥을 들어 그대로 올려붙였다.
짝!
청아한 소리가 울렸고 힘껏 내리쳤던 탓에 그의 뺨은 붉게 달아올랐으며 내 손 또한 얼얼하였다.
우혁수 또한 잠시 멍하니 굳었으나 그것도 한순간뿐이었다.
곧이어 눈빛이 바뀌어 마치 나를 잡아 삼킬 듯하였다.
그가 주먹을 움켜쥐는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으나 머리맡에서 한 소리가 울렸다.
나의 머리 옆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던 것이다.
이윽고 몸이 훌쩍 가벼워졌고 우혁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나가버렸다.
나는 그제야 침상 위로 털썩 주저앉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는 동시에 마음속은 뒤엉켜 답답하였다.
‘그저 이혼을 원했을 뿐인데 어찌 일이 이 지경까지 되어버린 것일까? 작은 오라버니가 나를 이런 곤경에 몰아넣은 게로구나. 다음에 뵐 적에는 기필코 분명히 말해두어야겠어. 서방님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상처 입는 것은 언제나 나뿐이니...’
지난 생의 집착 탓이었을까, 잠시나마 저항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스쳤다.
하지만 그것 또한 단 한 순간일 뿐이었다.
나는 반드시 떠날 몸, 우혁수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만약 인연을 이어간다면 지난 생의 비극을 되풀이할 것이었다.
버릴 바에는 말끔히 버려야 한다.
이튿날 정오, 책을 보고 있는데 다정이가 들어왔다.
“마님, 유정 아씨께서 오셨습니다.”
나는 책상에서 고개를 들며 말했다.
“들라 하여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위유정이 들어왔다.
“형님.”
나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인정컨대 그녀는 제 감정을 숨기는 데 능하였다.
지난 생에도, 이번 생에도 우혁수 앞에서와 내 앞에서의 두 얼굴을 들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만약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여태껏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었다.
오늘 위유정이 나를 찾은 것은 내가 더는 그녀를 상관하지 않으니 우혁수 곁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느낀 까닭일 터였다.
그럴 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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