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내가 시집올 때 데려온 수행원만 열이 넘었고 그들 모두 내 말만 따랐다.
내 명이 떨어지자마자 두 수행원이 곧바로 굵은 나무를 가져와 방문을 들이받았다.
쾅!
순식간에 나무문은 힘없이 부서져 나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나는 흡족히 안으로 들어섰다.
책상 앞에 앉은 우혁수가 검은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뺨 한쪽이 크게 부어올라 있었다.
다른 쪽은 멀쩡한 것으로 보아 분명 내가 때린 자리와 작은 오라버니가 친 자리가 같은 곳이라 그리된 듯하였다.
“과연 죽고 싶은 것이오?”
그의 눈빛이 칼날처럼 번뜩였다.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는 이미 갈가리 찢겨졌으리라.
우혁수가 왜 서재에 숨어든 것인지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다른 이들의 눈에 상처 입은 낯짝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허, 제법 체면은 챙길 줄 아는구나.’
그의 살기 어린 눈빛을 마주하던 차, 마침 죽 그릇을 들고 들어오려는 시어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재빨리 막아섰다.
“어머님, 죽은 제게 주세요. 서방님께서 계란을 원한다 하시니 두 알만 삶아주시고요”
시어머니는 앞선 언성을 듣지 못하였는지라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그래. 그럼 이 죽은 청옥이 네가 들여가거라. 계란은 금세 삶아 오마.”
내가 우혁수를 도와준 준 까닭은 단 하나, 불필요한 말썽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만약 시할머니께서 내가 그를 친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또 얼마나 잔소리를 늘어놓으실지 두려웠다.
게다가 지금은 아직 부부의 연을 맺고 있는 몸, 우혁수의 체면이 곧 내 체면이기도 하니 이혼 전까지는 서로 얽혀 있는 것이었다.
곧 죽을 들어 그의 앞에 놓았다.
“어머님께서 보내신 거예요.”
하지만 우혁수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냉랭하게 말했다.
“안 먹겠소.”
나는 코웃음을 쳤다.
“드시고 싶지 않으면 마세요. 차라리 개나 먹이면 그만이니.”
‘내가 달래줄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지.’
우혁수의 눈빛은 당장 불을 뿜을 듯했으나 나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요사이 저 성정은 날로 더 사나워지고 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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