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위유정은 어찌나 불쌍한 척을 해대는지, 아예 그 짓이 몸에 밴 듯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만 건드리는 걸 보면 나를 아주 만만하게 보는 모양이군. 그래. 그리 나오겠다면 나도 더는 봐주지 않겠다.’
의원의 말에 따르면 위유정은 다친 데 하나 없었고 다만 호흡이 가빠 생긴 일시적인 발작이라고 했다.
다정이를 통해 그 얘기를 들은 나는 가만히 앞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호흡이 가빠지면 발작이 온다는 걸 위유정은 분명 알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실신하는 척하는 게 위유정이 늘 써먹는 수법이었다.
내가 한숨을 내쉬던 그때, 우혁수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를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우혁수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꼭 그렇게밖에 말을 못 하는 것이오? 다행히 유정이는 괜찮다더군. 그리도 부인을 걱정하고 부인을 위해 두둔까지 해주는 아이인데, 부인도 좀 유정이처럼 마음 넓고 남을 헤아릴 줄 아는 이가 되면 안 되겠소?”
비웃음이 터진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음이 넓고 남을 헤아려야 한다고요? 서방님, 우리가 혼인한 지 삼 년입니다. 그동안의 저는 마음이 좁았고 남을 헤아릴 줄 몰랐습니까? 서방님은 제가 얼마나 더 참길 바랍니까? 사람이 아무리 잘하려 애써도 단 하루 잘못하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되는군요.”
우혁수는 나를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한때 내가 그를 얼마나 감싸주고 이해해 주려 했는지를 그도 떠올렸을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땐 제가 서방님을 좋아하고 사랑하였기에 기꺼이 너그러운 아내가 되려 했고 모든 것을 헤아리려 애썼습니다. 하나 이제는 더는 서방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저 저 자신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를 불쾌하게 하는 자가 있다면 저 또한 가만두지 않을 것이며 저를 힘들게 하는 자에겐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서방님께서 누구를 좋아하시든, 그자가 위유정이라 하여도 이제는 저와 아무 상관 없는 일입니다. 다만 이 한 가지만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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