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괜찮다. 어서 가자. 바깥은 너무 시끄러우니, 별실로 올라가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일행은 곧장 2층의 화려한 별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래에 사람이 엄청 많네요!”
위유정이 창가로 다가가 아래층의 인파를 내려다보며 감탄했다.
나는 빙그레 웃었다.
“이런 곳은 견문을 넓히기에 제격이지요. 도성에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이번 기회에 사촌 오라버니께 실컷 보여달라고 하시지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위유정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하얘졌다.
유혁수를 향해 고개를 돌린 그녀는 서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나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우혁수 역시 차가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일행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
“왜요, 제가 틀린 말이라도 했습니까? 시골에 있으면 이런 풍경을 자주 볼 리가 없잖습니까.”
그 말에 심선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청옥이 말이 맞습니다. 시골에는 이런 데가 없지요. 여긴 확실히 좋은 구경이 될 겁니다.”
송주림과 심계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으로 나를 입이 싸다느니, 도를 넘는다느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그런 건 이젠 문제 되지 않았다.
우혁수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위유정의 얼굴은 더더욱 굳어졌다. 눈빛엔 억눌린 감정이 어렸고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견문을 넓히고 싶습니다. 요 며칠 오라버니 덕에 이곳저곳 다니며 처음 보는 풍경도 많이 봤습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도발이 담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비웃으며 응수했다.
“그래요. 하면 앞으로도 오라버니한테 계속 보여달라고 하시지요. 어차피 아가씨에겐 그 모든 게 그저 풍경일 뿐일 테니.”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고개를 돌려 경매대로 시선을 옮겼다.
“천 냥.”
지금 막 경매에 오른 것은 옥 장신구 하나였다. 빛깔도 곱고 제법 괜찮아 보였다.
나는 그것을 시어머니께 드릴 선물로 사기로 마음먹었다. 우씨 댁 안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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