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젠장, 사람을 잘못 납치해서 내 계획을 망쳐 놓다니... 흥분해서 말을 너무 세게 해버렸다.’ 위유정은 무뢰배들이 자신을 다시 덮치려 하자 완전히 당황하여 뒷걸음질 쳤다. “멈추거라! 이러면 안 된다. 난...” 쿵! 그 순간 우혁수가 싸늘한 얼굴로 문을 걷어차며 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그가 위유정과 무뢰배들의 대화를 들었을 것을 상상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위유정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빛이 스치더니 곧 다시 불쌍한 척 눈망울을 굴리며 애처롭게 외쳤다. “오라버니, 저 좀 구해주세요...” 그때, 한 무뢰배가 그제야 나를 발견하곤 히죽이며 다가왔다. “오호라. 이쪽에 있었군, 예쁜 아가씨.”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혁수는 싸늘한 살기가 서린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고 무뢰배는 순간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무뢰배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소리쳤다. “망할 놈, 어디서 눈알을 부라리는 게냐! 얘들아! 이놈 한 방 먹여버려라!”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우혁수의 수행원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이닥쳤고 이내 싸움이 벌어졌다. 우혁수는 말없이 위유정을 부축해 밖으로 나왔다. 그의 묵묵한 태도는 나를 더 분노하게 했다. 나는 급히 걸음을 옮겨 그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이 상황에 대해 나한테 해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우혁수는 나를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 “해명이라니? 내가 보기엔 그대가 먼저 유정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 같군.” 나는 충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순간까지도 위유정을 감싸다니... 그의 품에 안긴 위유정은 눈을 들어 나를 향해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내 손은 절로 말아쥐어졌고 분노가 가슴을 짓눌렀다. 찰싹! 나는 망설임 없이 우혁수의 뺨을 후려쳤다. 우혁수는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보았지만, 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의 눈을 마주 봤다. “서방님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압니다. 하나 눈까지 멀어버렸을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더는 그들을 쳐다보지 않고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 나왔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