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그 여자, 아마도 이정환의 여동생 보미일 거야
나는 말없이 구소연을 바라보았다.
기품 있고 우아한 외모의 여인 입에서 이런 천박한 말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설마 그때 약을 먹은 일 때문에 이렇게 된 건가?’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쳤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녀가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면 구씨 집안에서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내보낼 리 없었다.
하지만 방금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귀족 가문의 규수와는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시장통에서 악다구니 쓰는 여인에 더 가까웠다.
주성훈은 구소연을 힐끗 보더니 곧 내 곁으로 와 팔을 감싸안았다.
“은진이는 내 약혼녀야. 내 약혼녀를 모욕하는 건 곧 나와 주씨 가문을 모욕하는 거지.”
그는 문밖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여기 구소연 씨를 모시고 나가. 주씨 가문에서 이 여자를 환영하지 않아. 앞으로 주씨 가문의 모든 사업장에서 이 여자의 출입을 금지한다.”
멀찍이 대기하던 주경민이 즉시 경호원들을 불렀다.
구소연의 표정이 단단히 굳었다.
“성훈 씨...”
그러나 주성훈은 그녀의 말을 단칼에 잘랐다.
“오늘은 제도 상류층 인사들이 다 모여 있어. 창피를 당하고 싶으면 계속 소란 피우든가.”
구소연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가 곧 창백해졌다.
그는 담담하게 덧붙였다.
“내 경고 잊지 마. 그리고 네 오빠가 아직 밖에 있거든.”
그 한마디에 구소연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내보내.”
“네, 도련님.”
주경민이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길을 안내했다.
“구소연 씨, 이쪽으로 나오시죠.”
구소연은 싸늘하게 얼굴을 굳힌 채 잠시 주성훈을 노려보다가 홱 고개를 돌려 나가버렸다.
그때 심우진이 박수를 치며 웃었다.
“정말 위풍당당하시네.”
하지만 주성훈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나를 이끌어 밖으로 향했다.
순간, 마음 한구석이 조금 미안해졌다.
비록 내가 원한 도움은 아니었지만 심우진은 방금 나를 두둔한 셈이었으니까.
뭔가 말을 꺼내 분위기를 풀어볼까 하던 찰나, 주성훈이 심우진 앞에 멈춰 섰다.
그의 시선이 심우진의 얼굴을 스치듯 지나갔다.
“내 약혼녀를 당신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