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4년 후, 조유나는 학업을 마치고 졸업식을 맞이했다. 졸업식 날, 날씨는 특별히 좋았다. 햇살이 강당의 유리를 통해 쏟아져 내려 붉은 카펫 위에 화려한 빛줄기를 드리웠다.
조유나는 졸업 가운을 입고 졸업장을 손에 쥔 채, 우수 졸업생으로서 연단에 섰다. 그녀의 시선은 평온하게 객석을 훑었다.
“마지막으로, 고윤재 교수님께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고윤재를 바라보며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오랜 시간의 숙성과 경험을 거친 여유가 담겨 있었다.
“단지 학문적인 지도에 감사할 뿐만 아닙니다. 좋은 관계는 결코 일방적인 희생이나 의존이 아니라, 마치 건축 구조처럼 서로 맞물리고 서로를 성취시키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객석에서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앞줄에 앉은 고윤재는 정장을 잘 차려입었는데 평소의 다정한 눈빛에는 이제 웃음이 가득 넘쳤다.
그의 손바닥 안에는 은으로 된 반지가 놓여 있었다. 반지 표면은 은하수 문양으로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이는 그들이 처음 신입생 환영회에서 토론했던 주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이 반지는 그가 밤샘 작업을 세 번이나 하며 직접 연마한 결과물로, 조유나에게 졸업 선물로 주려고 만든 것이었다.
조유나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에 들린 졸업장을 건네받으며 손을 그녀의 손에 가볍게 얹어 그녀의 손을 꼭 감쌌다. 다른 말은 필요 없이 눈빛만으로도 모든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사람들 속에서 서현석의 모습은 다소 어색해 보였다. 그는 국내 최고의 건축 회사 대표로 이 행사에 초대되었지만 시종일관 마치 외부인처럼 보였다.
그는 조유나가 고윤재와 나란히 서서 총장의 표창을 받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웃을 때 눈가에 생기는 미소, 그리고 기억 속에 있던 머리를 질끈 묶었던 한 소녀의 모습이 겹쳐지다가도 선명하게 분리되었다.
그녀는 정말로 성장했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의 것이 아니었다. 졸업식 후 학생들은 하나둘씩 흩어졌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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