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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파멸을 앞둔 그녀

백아린은 추금선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녀는 앞으로 나와 차곡차곡 쌓인 선물들을 하나씩 살펴보다가 어느새 시선이 멈췄다. 수북한 선물들 사이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타박상 치료 연고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설마 태준 씨가 내가 다쳤다는 걸 알고 이렇게 약까지 챙겨준 걸까? 이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다니...’ 백아린은 그를 붙잡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스스로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최후의 순간이 아니면 절대 그를 이용하지 말 것. 서로의 관계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백아린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강태준에게 문자를 보냈다. [태준 씨, 오늘 이렇게 많은 선물 주신 보답으로 2천억 벌 수 있는 아이디어 하나 드릴게요.] [제경 외곽의 청류강 아세요?] [그 근처 땅을 사서 고급 빌라, 레스토랑, 휴양, 쇼핑이 어우러진 최고급 라이프스타일 타운을 지으세요. 이름은 ‘세나벨 타운’이라고 하구요.] [빌라는 한 채에 3억, 상가는 몇 억씩 팔 수 있어요. 10년 안에 투자금 회수에 대박 납니다.] 문자를 다 보내고 나서 급히 한 줄을 덧붙였다. [지금은 청류강이 시내랑 멀어 걸어가면 한 시간이 넘는데 곧 나라에서 고속철도 놓을 거예요. 다리도 놓이고 오래된 구도심은 점점 낙후돼서 사람들은 더 세련되고 경치 좋은 곳을 선호하게 될 거예요. 지금 투자하면 무조건 남아요!] 한편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있던 강태준은 문자 알림 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메시지를 읽고 미간이 좁혀졌다. ‘청류강? 고속철?’ 강태준은 각 도시의 개발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하는 사람이었지만 제경 같은 3류 도시에서 고속철이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이곳은 고요하고 소박한 것 외에는 장점이 없는데 어떻게 5년 안에 신도시로 변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백아린은 이제 고3 학생일 뿐인데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을 정리하던 그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백아린은 답장을 기다리던 중 갑자기 전화가 울려 깜짝 놀랐고 살짝 긴장된 목소리로 받았다. “왜요?” “제경 개발 계획, 어디서 들은 거지?” 강태준의 직설적인 질문에는 분명한 의심이 담겨 있었다. 백아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거, 어디서 들었더라?’ 전생에서 본 뉴스였다. 대형 투자자가 ‘세나벨 타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분양 개시 10일 만에 전 세대가 완판되며 무려 2천억을 벌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걸 강태준에게 솔직히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이미 그녀를 의심하고 있었다. 더 수상한 구석을 보이면 모든 게 무너질지도 모른다. ‘하...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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