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네가 재벌 남편 있는 게 부러워
사람들 눈이 동시에 휘둥그레졌다. 소지훈이 가져온 도시락이 강화진을 주려는 게 아니라면 누굴 주려는 것일까?
그가 걸어가는 방향은 백아린 자리 쪽이었지만 그쪽엔 다른 여자애들도 앉아 있었다. 게다가 지금 백아린은 온 얼굴에 붉은 발진이 돋아 있고 생김새도 평범 그 이하라서 애초에 아무도 그 가능성을 떠올리지 않았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소지훈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이때 백아린은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와 미간이 꿈틀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소지훈은 그녀의 눈앞에서 멈추더니 도시락을 그녀의 책상 위에 쿵 내려놓고 건방지고도 당당하게 말했다.
“스승님, 이거 내가 직접 준비한 도시락이야. 쓸데없는 걱정은 접어. 내가 있는데 설령 네가 시험을 망쳐도 누가 감히 내 스승님한테 억지 부리게 놔두겠어?”
“...”
‘아니, 이 인간이 진짜 나한테 일부러 원한 사게 하려고 작정한 거 아냐?’
교실 전체가 멍해졌다. 소지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은 원래 강화진 전용 아니었나? 그런데 그게 지금 백아린의 책상 위에 있다니.
방소희의 표정은 순식간에 썩어버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백아린을 비웃었는데 순식간에 자기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꼴이었다.
강화진 역시 겉으론 태연한 척했지만 마음속에선 ‘질투’라는 덩굴이 쑥쑥 자라났다. 도윤재는 원래부터 자기한테 관심이 없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소지훈은 달랐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그녀만 바라보고 오직 그녀의 주위만 맴돌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다른 사람, 그것도 백아린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니?
‘다른 애라면 그래도 참겠지만 왜 하필 백아린이야? 백아린은 외모도 성적도 집안도 나보다 못하잖아. 설마 그냥 싸움 잘한다고 저러는 거야? 여자애가 싸움 잘해서 뭐 하냐고!’
강화진은 예전엔 소지훈에게 아예 관심조차 주지 않았고 신경 쓸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미운 감정이 치밀었다.
소지훈은 백아린이 아무 반응을 안 하자 아예 옆자리에 턱 하니 앉아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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