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5장
하지만 이런 심리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인간 본성이 원래 그런 법이니까.
박가영은 오늘 사인회 참석하느라 조금 화려하게 차려입었다. 그녀도 평소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을 자주 입곤 했다.
“그렇죠. 네 오빠는 정말 인내심이 크고, 아주 다정한 사람이긴 하죠.”
박가영이 이렇게 대답하자, 임수아는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다정하고 인내심이 크다니? 그건 박가영이나 서하윤 같은 사람들에게나 그렇겠지. 내게는 얼마나 매정한데!
“나한테 돈 좀 빌려줄 수 있어요? 나 지금 세명시에 막 올라왔는데, 돈이 없어서 집을 구할 수가 없어서요. 오빠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말인데 당신이 먼저 몇백만 원 빌려주면 안 돼요?”
임수아가 대뜸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
박가영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돈을... 빌려달라고요?”
“맞아요. 당신 보니까 별로 돈 걱정 없을 것 같던데? 몇백만 원쯤이야 문제없지 않나요? 나중에 내가 돈 벌면 갚을게요.”
임수아가 덧붙였다.
박가영은 슬쩍 경계심이 생겼다.
보통 처음 만난 사람이 대뜸 돈을 빌려달라는 게 어디 있어? 게다가 아직 이 여자가 정말 서하준의 사촌동생인지조차 확실치도 않는데.
“제가 지금 현금이 없어서요. 일단은 네 오빠하고도 의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박가영은 정중히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자 임수아는 몸을 뒤로 기대며 비웃듯 콧방귀를 뀌었다.
“아까 팬들한테는 그렇게 친절하게 굴더니, 다리 다친 팬까지 챙기고 기부까지 했다며? 그런데 내가 서하준의 여동생인데도, 남한테 줄 돈은 있으면서 나한테는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거예요?”
좋아, 처음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괜히 일이 커져서 서하준이 날 원망할까 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 그런데 이제 보니까 그럴 필요도 없겠네. 그럼 박가영한테 진짜 어둠이 뭔지 보여주고 말 거야.
임수아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건 별개의 문제예요. 아무튼 필요한 게 있으면 네 오빠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난 이만 가봐야 해서요.”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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