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0장

차은우는 아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서하윤에게 처음부터 흥미를 느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가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도 꽤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처음 맞선을 보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흥미로웠다. 서하윤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시선을 느꼈다. 뒤돌아보니, 차은우와 눈이 마주쳤다. 서하윤은 미소를 지었고, 차은우는 겉으로는 무표정했지만, 마음속에는 큰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텅 빈 도로를 바라보며 추미은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마치 억눌려 있던 서러움을 모두 토해내려는 듯 울음을 터뜨렸다. 비서는 백미러로 그 장면을 보았지만, 그저 못 본 척해야 했다. 솔직히 그는 추미은이 왜 그토록 자신 없어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와 회장님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함께 어려운 시절을 견뎌 왔다. 설령 회장님이 다른 사람들처럼 밖에 많은 여자가 있다고 해도, 추미은을 버리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미은은 자신감을 잃었고, 최근 들어 그녀의 행동은 정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비서의 눈에는, 추미은이 최근에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회장님의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았다. “너도 나를 비웃는 거 맞지? 내가 당연히 버림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추미은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비서를 향해 물었다. 그녀는 비서가 가끔씩 자신을 힐끗 쳐다보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 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비서 따위가 자신을 비웃을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비서는 급히 말했다. “아닙니다, 그런 생각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회장님은 절대로 추미은 씨를 버리지 않을 겁니다. 두 분께서는 이미 약혼을 했고, 곧 결혼도 하실 텐데요. 회장님께서 어떻게 미은 씨를 버리겠습니까? 미은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방금 너도 봤잖아. 그 사람 서하윤을 보자마자 완전히 혼이 나갔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서하윤 같은 여자야. 그리고 나는